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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노하우를 AI에 넣으려면, 매뉴얼보다 ‘되돌린 기록’이 먼저입니다
정부가 제조 명장 78명의 암묵지를 AI로 옮기는 데 국비 480억 원을 쓰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의 노하우는 대개 대표 한 사람의 머릿속에 있습니다. AI 직원에게 일을 넘겨 보며 알게 된 것에서 출발해, 지식창고의 첫 장을 무엇으로 채울지 적습니다.
세 줄 요지
- 산업통상부는 올해 국비 480억 원으로 제조 명장 78명의 암묵지를 AI로 옮기는 30개 과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에서 그 명장은 대개 대표님입니다.
- AI 직원에게 인수인계서를 쓰게 해 보니, 문서로 넘어간 것은 규칙이었고 넘어가지 않은 것은 판단이었습니다. 판단은 무언가를 되돌린 순간에 가장 잘 드러납니다.
- 그래서 지식창고의 첫 장은 매뉴얼보다 ‘되돌린 기록’이 좋다고 봅니다. 무엇을, 왜 되돌렸고, 무엇이 맞았고, 언제는 예외인지. 다섯 줄이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올해 정부가 제조 현장 명장들의 노하우를 AI로 옮기는 데 쓰고 있는 국비는 480억 원입니다.
산업통상부의 ‘제조암묵지기반AI모델개발’ 사업입니다. 과제는 30개, 과제마다 국비 16억 원이 들어가고, 명장 78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숙련 기술을 AI로 옮겨 경험이 부족한 작업자를 돕고, 나중에는 로봇에도 쓰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장에서 몸으로 익힌 감각을 데이터로 만들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사업을 소개한 4월 보도는 배경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고령화와 숙련 인력의 은퇴가 빨라지면서, 명장들의 암묵지가 끊길 위기에 놓였다고.
그런데 이것이 공장만의 이야기일까요?
작은 회사에도 명장이 있습니다. 대개 대표님입니다. 어느 거래처에는 메일보다 전화를 먼저 해야 하는지, 어떤 견적은 양보하고 어떤 견적은 버텨야 하는지, 새로 온 사람이 쓴 글의 어디가 우리 회사답지 않은지. 적어 둔 곳은 없습니다. 대표님의 머릿속에 있습니다.
그 머릿속을 AI에 옮기자는 이야기가 요즘 자주 들립니다. 회사 자료를 AI에 넣어 두고, 직원이든 AI든 물으면 답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회사 노하우의 AI 지식창고.
그 일을 시작하려는 분께 먼저 묻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첫 장에는 무엇을 적으실 건가요?
480억 원으로도 쉽지 않은 일
정부 사업도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10월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30개 컨소시엄 가운데 14곳이 연구 수당을 산업부가 권고한 인건비의 20%보다 적게 잡았습니다. 가장 낮은 곳은 0.97%였습니다. 연구 수당은 명장에게만 가는 돈이 아니라서, 명장 한 사람의 몫은 그보다 더 적을 수 있다고 기사는 덧붙였습니다.
산업부는 10월 12일 설명자료를 내고, 내년 후속 사업에서는 명장에게 주는 연구 수당의 하한선을 정해 의무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이 논란에서 제 눈에 들어온 것은 금액보다 한 가지 사실이었습니다. 노하우는 파일처럼 복사되지 않습니다. 그것을 가진 사람이 기꺼이 꺼내 놓을 이유가 있어야 나옵니다. 작은 회사에서 직원에게 ‘하는 일을 다 적어 달라’고 부탁할 때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꺼내 놓겠다는 사람이 있어도, 무엇을 꺼내야 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저희는 그것을 AI 직원에게 일을 넘기다가 겪었습니다.
AI 직원에게 일을 넘겨 봤을 때
이 매거진의 글과 화면은 AI인 Claude가 만들어 왔습니다. 그 일을 다른 AI 직원 Hermes에게 넘겨 보려고, 떠나는 쪽인 Claude에게 인수인계서를 쓰게 했습니다.
인수인계서에는 지킬 것이 적혀 있었습니다. 지어내지 않기, 모르면 모른다고 쓰기, 발행은 승인을 기다리기. 기존 기사 여덟 편도 함께 넘어갔습니다.
Hermes의 첫 원고에는 틀린 곳이 없었습니다. 적힌 기준을 다 지켰습니다. 그런데 재미가 없었습니다. 보고서처럼 쓰지 말라는 기준을 소개하는 글이 보고서처럼 읽혔습니다.
그 실험은 「AI 직원에게 후임 인수인계서를 쓰게 했습니다」에 적어 두었습니다.
LAB TEST넘어간 것은 규칙이었습니다. 적을 수 있는 것, 지키기만 하면 되는 것은 문서에 적힌 그대로 넘어갔습니다.
넘어가지 않은 것은 판단이었습니다. 들은 이야기 가운데 어디서 글을 시작할지 고르는 일, 다 쓴 글이 재미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채는 일.
그렇다면 규칙을 더 많이 적으면 될까요. 저희는 반대쪽을 겪었습니다. AI 직원들의 지침에 규칙이 쌓일수록 결과물이 서로 닮아 갔습니다. 틀린 곳은 없는데 다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10월 17일, 복잡하던 지침을 네 가지 원칙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참고 자료로 돌렸습니다. 규칙을 늘린다고 판단이 따라오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인수인계서에 있던 한 줄
그 인수인계서에는 이런 줄도 있었습니다. 함께 넘긴 기사 목록 가운데 한 편 옆에 붙은 설명입니다.
첫 초안은 보고서였고 대표님이 되돌렸다.
전임자가 자기가 퇴짜 맞은 이야기를 후임에게 적어 준 것입니다. 저는 지식창고의 첫 장이 바로 이런 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규칙은 ‘이렇게 하라’를 적습니다. 이 줄은 ‘이렇게 했다가 되돌아왔다’를 적습니다. 무엇이 기준에 못 미쳤는지, 기준을 가진 사람이 어디서 손을 멈췄는지가 남습니다.
암묵지는 말로 꺼내기 어려운 지식이라고 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좋은 견적이란 무엇인가’를 물으면 누구라도 길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앞에 놓인 견적서를 보고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왜 아니냐고 물으면, 그때부터 말이 나옵니다.
노하우는 정답을 적은 문서보다, 되돌린 자리에 더 잘 남습니다.
SENT BACK
매뉴얼은 정답을 적고, 되돌린 기록은 이유를 적습니다.
되돌린 날은 바쁘고 기분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개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회사의 기준이 처음 말이 되어 나온 순간인데도.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실제 고객의 사례가 아니라, 설명을 위해 만든 가상의 예입니다.
매뉴얼에 적은 것
“견적 할인은 10% 이내.”
늘 맞는 규칙입니다. 그런데 이 줄만으로는 새 직원도 AI도 언제 버티고 언제 양보할지 알 수 없습니다.
되돌린 기록
“첫 거래처라 할인 대신 납기를 먼저 약속했다.”
한 번 되돌린 견적에서 나온 줄입니다. 규칙이 어디서 바뀌는지, 대표가 무엇을 더 무겁게 보는지가 함께 남습니다.
지식창고의 첫 장, 다섯 줄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회사의 모든 문서를 모으는 것보다, 이번 주에 되돌린 일 하나를 적는 것이 먼저입니다. 아래 다섯 줄이면 됩니다. 그대로 가져가 쓰셔도 됩니다.
- 무엇을 되돌렸나. 일의 이름과 날짜 한 줄.
- 왜 아니었나. 그 자리에서 한 말을 그대로.
- 그럼 무엇이 맞았나. 고친 결과나, 대신 한 일.
- 언제는 예외인가. 이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
- 모르면 누구에게 묻나. 이 판단을 한 사람.
되돌린 바로 그날 적는 것이 좋습니다. 며칠만 지나도 ‘왜 아니었나’가 ‘원래 그런 것’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이번 주에 세 장, 한 달이면 열두 장쯤. 그만큼이면 새 직원에게도, AI에게도 건넬 수 있는 첫 묶음이 됩니다.
묶음을 넣어 둘 곳으로 예를 하나 들면, 구글의 Gemini Notebook이 있습니다. 올해 7월 NotebookLM에서 이름이 바뀐 도구입니다. 구글 도움말에 따르면 이 도구의 채팅은 넣어 둔 자료만 근거로 답합니다. 답에는 인용이 붙고, 인용 위에 마우스를 올리면 인용된 글 전체가 보이고, 누르면 그 글이 있는 자리로 갑니다.
그러니 새 직원이 ‘첫 거래처 견적은 어떻게 해요?’라고 물으면, 답과 함께 대표님이 적어 둔 그 장을 열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적어 두지 않은 판단은 나오지 않습니다. 도구가 해 주는 일은 적힌 것을 찾아 주는 데까지입니다. 답을 그대로 믿기보다 인용을 눌러 원문을 확인하는 습관도 함께 필요합니다. 고객의 개인정보나 계약 내용은 넣기 전에 회사의 기준부터 정해 두시길 권합니다.
아직 모르는 것
다섯 줄짜리 기록이 판단까지 옮겨 줄지는 저도 모릅니다. 인수인계서가 있어도 Hermes에게 넘어가지 않은 것이 있었습니다. 기록 몇 장으로 그 간격이 다 메워진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480억 원이 걸린 사업도 결국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고 봅니다. 몸에 밴 판단을 어떻게 말로, 데이터로 꺼낼 것인가. 작은 회사가 그 질문을 가장 적은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는 자리는, 맡긴 일이 되돌아온 바로 그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창고의 첫 장에는, 지난주에 되돌린 일 하나를 적으세요.
매뉴얼은 그다음에 써도 늦지 않습니다. 첫 장을 채우다 막히는 칸이 있다면, 그 칸에서부터 함께 볼 수 있습니다.
AIWorks의 해석AIWORKS VIEW
AIWorks LAB은 회사 노하우를 AI로 옮기는 일을 문서를 모으는 일이 아니라 판단을 적는 일로 봅니다. 규칙은 문서로 잘 넘어가지만, 그 회사다운 판단은 무언가를 되돌린 자리에서 처음 말이 되어 나옵니다.
되돌린 기록을 첫 장으로 삼자는 것은 AI 직원에게 일을 넘겨 본 경험에서 나온 저희의 제안입니다. 효과를 숫자로 확인한 방법은 아닙니다. 정부 사업과 도구에 관한 내용은 공개된 자료와 보도에 적힌 것만 옮겼습니다.
만들기 전에, 무엇이 문제인지부터 함께 볼까요?지금 하는 일을 알려 주시면 업무진단부터 시작합니다.
무료 AI 업무 진단자주 묻는 질문
- 회사 지식창고는 어떤 도구로 만들어야 하나요?
- 도구보다 첫 장이 먼저라고 봅니다. 적어 둔 것이 없으면 어떤 도구도 답할 수 없습니다. 넣어 둘 곳의 한 예로 구글의 Gemini Notebook(올해 7월까지 NotebookLM)이 있습니다. 구글 도움말에 따르면 넣어 둔 자료만 근거로 답하고, 답에 붙은 인용을 누르면 원문으로 갑니다.
- 되돌린 기록에는 무엇을 적나요?
- 다섯 줄입니다. 무엇을 되돌렸나, 왜 아니었나, 그럼 무엇이 맞았나, 언제는 예외인가, 모르면 누구에게 묻나. 되돌린 바로 그날 적는 것이 좋습니다.
- 정부의 암묵지 AI 사업은 어떤 사업인가요?
- 산업통상부가 올해 추경 국비 480억 원으로 진행하는 ‘제조암묵지기반AI모델개발’ 사업입니다. 30개 과제에 과제마다 국비 16억 원이 들어가고 명장 78명이 참여합니다. 산업부는 2027~2030년 후속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여 조건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께 필요합니다
- 노하우가 대표 한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는 작은 회사
- 직원이나 AI에게 일을 넘길 때마다 같은 설명을 되풀이하는 분
- 회사 자료를 AI에 넣어 쓰는 방법이 궁금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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