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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경쟁사 AI를 팔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쓴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구글은 Gemini라는 AI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구글이 자기 가게에서 Claude를 팔고 있습니다.

글 김종하읽는 시간 4분

맥도날드 메뉴판에 버거킹 햄버거가 올라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게다가 맥도날드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버거킹을 먹는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면요.

햄버거 가게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AI 세계에서는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구글은 Gemini라는 AI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Anthropic은 Claude라는 AI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둘 다 ChatGPT 같은 AI 비서라고 보시면 되고, 두 회사는 더 똑똑한 AI를 만들려고 치열하게 겨루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구글이 자기 가게에서 Claude를 팔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구글이 직접 밝힌 이야기입니다

구글에는 기업들이 AI를 골라 가져다 쓰는 장터 같은 서비스가 있습니다. 회사가 고객 문의에 답하거나 업무를 자동화하려고 AI를 붙일 때 들르는 곳입니다. 이 장터에 Claude가 올라와 있습니다. 구글이 공식 블로그와 문서에 직접 적어 둔 사실입니다.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시작은 2024년 3월이었고, 그때 구글은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달라진 건 속도입니다. 그 뒤로 Claude의 새 버전이 계속 올라왔고, 이번 주에도 하나가 더해졌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서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우선 손님이 원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구글은 지난해 가을 기준으로 수천 개 기업이 구글 클라우드에서 Claude를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이 팔지 않으면 손님은 Claude를 파는 다른 곳으로 갑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미 Claude를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이 얽혀 있습니다. 구글과 Anthropic은 지난해 10월, Anthropic이 AI를 돌리는 데 쓰는 구글의 컴퓨터 칩을 대폭 늘려 쓰기로 했다고 함께 발표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Bloomberg가 구글이 Anthropic에 최대 4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중 먼저 들어가는 100억 달러는 Anthropic도 직접 확인했습니다. 나머지 300억 달러는 Anthropic이 성과 목표를 이루면 더 넣는 조건이고, 이 부분은 Bloomberg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그대로라면 Anthropic은 구글에게 경쟁사이자 손님이고 투자한 회사입니다. Claude가 잘 팔릴수록 구글도 이익을 봅니다. 구글은 어떤 곳에서는 싸우고, 어떤 곳에서는 손을 잡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부터는 언론 보도입니다

더 재미있는 건 직원들 이야기입니다. 이건 구글이 발표한 내용이 아니라 언론 보도입니다.

4월에 Bloomberg가 보도한 내용을 전한 기사들에 따르면, 구글은 보안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이 경쟁사의 코딩용 AI를 쓰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업무상 필요를 설명하면 예외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구글 안에서도 일부 엔지니어가 Claude의 코딩 도구를 더 선호한다고 전했습니다. 전직 직원들의 말로는 Gemini를 만드는 팀까지 포함해 AI 연구 조직의 일부 팀이 이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로는 코딩에서는 구글 자체 AI가 충분히 강력하지 않다는 직원들의 주장이 함께 전해졌습니다. 이 보도에 대한 구글의 답변에는 Claude 이야기가 없었고, 자체 코딩 도구 사용이 크게 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9월에는 Business Insider를 인용한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구글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모든 엔지니어에게, 구글이 자체 만든 개발 도구 안에서 Claude의 최신 모델을 쓰도록 허용했다는 내용입니다. 회사 전체 직원이 아니라 엔지니어가 대상이고, 사람마다 쓸 수 있는 양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구글은 이렇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내부 개발의 기본은 여전히 Gemini이고, 외부 AI는 한도 안에서 특별한 용도로만 쓰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에는 Claude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구글이 일부 외부 AI의 내부 사용을 허용했다는 건 구글의 설명으로도 확인됩니다. 그것이 Claude이고, 모든 엔지니어가 대상이라는 건 보도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엔지니어가 Claude를 더 선호한다는 것도 구글이 인정한 내용이 아니라 보도입니다. 얼마나 많이 쓰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구글의 검색이나 Gemini 앱 안에 Claude가 들어 있다는 근거도 찾지 못했습니다.

왜 이 이야기가 흥미로운가

저는 이야기의 핵심이 파는 것과 쓰는 것의 차이에 있다고 봅니다. 가게에서 파는 건 손님이 원해서 하는 일입니다. 직원이 쓰는 건 일하는 사람이 스스로 고른 일입니다. 보도가 맞다면 구글 안에도 "우리 AI가 제일"이라는 말과 별개로, 어떤 일에는 다른 도구가 더 편하다고 느낀 일부 엔지니어들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구글은 이를 Gemini를 보완하는 장치라고 설명하고, 보도는 경쟁 압력으로 읽습니다. 저는 두 설명이 동시에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리사는 칼 하나로 모든 요리를 하지 않습니다. 생선을 다룰 때, 빵을 자를 때 쓰는 칼이 다릅니다. 1등이 계속 바뀌는 AI 시장에서는 큰 회사들도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에 모든 걸 걸면 그 하나가 뒤처질 때 같이 뒤처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엇이 제일 좋은가"보다 "이 일에는 무엇이 맞는가"를 고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관계가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릅니다. 투자 계획에는 조건이 붙어 있고, AI의 순위는 몇 달마다 바뀝니다. 다만 지금은 경쟁사 상품을 자기 진열대에 올리는 일이 약점보다 전략에 가깝게 읽힙니다.

여러분은 지금 AI를 하나만 쓰고 계신가요, 일에 따라 바꿔 가며 쓰고 계신가요?

우리 회사 업무에서는 어디부터 시작하면 될까요?지금 반복되는 업무를 함께 살펴보고, AI로 바꿀 수 있는 일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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